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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리자 : 2017년 4월 28일 (금), 오후 5:30

[귀농귀촌 시대] 대기업 박차고 나온 청년, 농사 매력에 푹 빠졌다

귀농인 옥승국씨 "생각을 조금만 바꾸면 농사도 충분히 돈 된다"


 

(창원=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옥승국(36)씨는 벌써 귀농 9년 차로 접어든 농부다.

 

그의 일터는 경남 창원시 의창구 대산면에 있는 '빗돌배기 마을'(다감 농원)이다.


젊은 농부 옥승국씨

젊은 농부 옥승국씨(창원=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빗돌배기 마을 사무장인 젊은 농부 옥승국씨가 딸기 체험시설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빗돌배기 마을은 단감 농사와 농촌관광을 접목한 농촌체험휴양마을이다.

1년에 3만명 가량의 체험객이 찾을 정도로 널리 알려졌다.

   

부산 출신인 그는 잘 다니던 대기업을 박차고 나와 2009년 이 마을 사무장으로 농촌생활을 시작했다.


"국내에서 손꼽히는 그룹 계열사인 삼성전기에서 생산직으로 일했습니다. 연봉도 괜찮았고…. 처음에 귀농하겠다고 하니 다들 '미친놈'이라고 했어요. 좋은 직장 내팽개치고 왜 시골 가느냐는 말을 수없이 들었거든요"


그가 귀농·귀촌을 결심한 것은 회사 선배들이 불안정한 미래에 대해 고민하는 모습을 자주 접하면서다.


"직장 선배들 모습이 제 미래의 모습인데 다들 직장을 즐겁게 다니지 못하더라고요. 힘들게 일하는 모습을 보고 저는 저렇게 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마침 그 무렵 아버지가 단감 농사를 조금 짓고 있었는데 가끔 일을 도와주다 보니 재미가 붙었다.


그는 농민신문을 통해 전국에 단감 농사를 잘하는 농민을 수소문했다.


그때 만나게 된 사람이 빗돌배기 마을 대표인 강창국(57)씨였다.


무작정 "한번 만나 뵙고 싶다"는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찾아뵙고 농사를 짓겠다니까 처음엔 말리시더라고요. 그러다 체험휴양마을 사무장 제도가 있는데 적지만 월급을 받고 일하면서 농사를 배워보겠느냐고 하시길래 한번 해보겠다고 했습니다"


이 만남을 계기로 그는 도시생활을 정리하고 빗돌배기 마을에 정착했다.


많이 먹으렴
많이 먹으렴(창원=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젊은 농부 옥승국 씨가 체험농장에서 키우는 말에게 풀을 먹이고 있다.

젊은 귀농인은 어떻게 생활을 꾸릴까.


그는 귀농 후 몇 년간은 사무장 월급만으로 버텨야 해 경제적으로 힘든 부분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해를 거듭할수록 농사 수입이 늘었다. 이전 직장에 다닐 때 받았던 연봉만큼 수입을 올릴 수 있었다.


2013년에는 귀농을 결심한 자신을 믿고 따라준 여자친구와 결혼도 했다.


그의 수입원은 현재 3가지다.


단감 농사를 지어서 나오는 수입과 사무장으로 일하면서 나오는 월급, 그리고 영농조합 법인 회원으로서 이익이 남으면 출자한 비율대로 받는 배당금이다.


그는 최근 마을 내 땅을 빌린 후 그 자리에 국고보조를 받아 어린이들이 친환경 농법으로 키운 딸기를 수확할 수 있는 체험시설을 새로 지었다.


그는 "딸기를 그냥 따서 내다 파는 것보다 아이들이 와서 딸기 따기 체험을 하면 가족들은 즐겁고 농민들은 인건비, 선별비, 포장비 등 중간비용을 줄여 수익을 더 올릴 수 있어 양쪽에 다 보탬이 됩니다"고 말했다.


이처럼 생각을 조금만 바꾸면 농사도 충분히 돈이 되면서 매력적인 직업이 될 수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젊은 농부 옥승국 씨
젊은 농부 옥승국 씨(창원=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옥승국씨가 새잎이 돋아나기 시작한 단감나무를 손보고 있다.

그는 귀농을 꿈꾸는 도시인들에게 "짧게는 2∼3년, 길게는 5년 정도 준비나 시장조사를 하고 꾸준한 교육을 받아야 성공 가능성이 크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농사도 사업인 만큼 비즈니스 마인드를 가질 필요가 있다"고 귀띔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이 농사일하고 싶어서 해야 한다는 겁니다. 남들이 한다고, 다른 할 일이 없다고, 남들 성공스토리를 듣고 큰 기대를 하고 뛰어들면 실패할 확률이 높습니다"


그는 농촌 경험이 풍부하고 신뢰할 수 있는 멘토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옥씨는 "귀농·귀촌이 요즘 트렌드가 되니 여기저기 자문이나 컨설팅을 하는 기관들도 많은데 좋은 이야기만 하고 현장은 잘 모르는 경우가 있다"며 "자기가 귀농하려는 분야에서 현장 경험이 많은 농업인 조언이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국가나 지자체에는 귀농·귀촌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박람회나 농촌 행사장에 가보면 귀농·귀촌을 하면 모두 성공한다는 장밋빛 선전을 많이 하고 정착 과정의 어려움은 잘 이야기하지 않는다"며 "귀농·귀촌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seaman@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7/04/27 07:11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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